절대로 빠지지 않는 조각처럼 꿈은 항상 그곳에 있었다 09 밑바닥 젠가 블럭 유난히 파도가 거센 날이면 꼭 그 꿈을 꿨다. 이상하게도 그런 날엔 항상 우리 중 누군가와 다투거나 누군가가 다치곤 했는데 그럼 여지없이 늘 여기로 와 있었다. '...목말라.' 차두리의 가장 오래된 기억이자 가장 깊은 악몽은 늘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찌그러진 페트병에 든 500m...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우리가 서로를 전부 이해했다고 믿고 싶었다. 08 바보 같이 믿고 싶어서 물에 빠졌을 때, 분명히 위로 올라가고 있다고 생각하며 헤엄쳤는데 알고보니 점점 더 깊은 바다로 향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 사람들은 마지막에 무슨 생각을 했을까. 호흡이 느려지고 숨이 막히는 걸 느끼면서, 이곳이 심해임을 깨달았을까. 아니면 끝내 깨닫지...
무언가가 너무너무 간절할 때, 고작 이런 게 대가가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사람은 자신을 걸곤 한다. 07 너무 소중한 것은 짐이 될 존재는 늘리지 않는다. 지켜야 할 것은 적을수록 유리하다. 그건 차하나의 철칙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하나가 권세모를 기꺼이 곁에 두었던 것은 다만 권세모가 지켜야 할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과거에는 그렇게...
어느날 갑자기 차하나가 사라졌다. 아니, 너무 커졌다. * 보여? 응. 네 눈동자가. 권세모가 답했다. 한쪽으로는 망원경의 초점을 조절하면서. 차하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은 전교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실은 당연한 일이다. 차하나는 전교 1등인 데다 학생회장이었고, 모두가 차하나를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그런 존재가 하루아침에 눈앞에서 사라졌다는데, 차하나를 찾...
알면서도 모른 척했어. 살리고 싶어 할수록 더 빨리 죽게 될 거니까. 06 전해지지 못한 것 물에 빠졌을 때 가장 위험한 것은 무언가를 붙잡으려는 행동과 발버둥이라고 한다. 살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체력은 바닥나고, 체온은 내려가 결국 더 빨리 죽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물고기'인 우리야 물에 빠진다고 당장 죽지는 않겠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그 말이 계속...
그래도 세상엔, 꼭 말로 해야만 알아들을 수 있는 게 있다고. 05 전하지 않은 진심 '다시 만나면 그땐 적일까?' 차두리는 말했다. 일 년 전, 뒤돌아 떠나는 독고오공에게. 그 순간 독고오공이 지은 표정을 차두리는 알 수 있을까. 3년이 넘는 시간을 파트너로 지냈다고 한들, 차두리는 보지 않은 표정을 알아맞힐 수 있었을까. 독고오공은 일 년 내도록 생각했...
01 입대 시험 황실 정예군대 정부군. 경찰과는 그 결이 다르고 그냥 군과는 그 재질이 다른, 오직 황실을 위해 움직이는 군대. 제국 최고의 인재들만 모아놓은 그곳의 입대 시스템이란 생각보다 간결하고 어려웠다. 우선 입대 지원서를 황실에 제출한 후 실기시험을 통과하면 되는데, 이 정부군이란 곳이 일단 붙기만 하면 목숨 값이란 명분으로 어마어마한 돈을 ...
언젠가부터 매일 같은 꿈을 꾸었다. 꿈이 점점 더 깊어질수록 너와 나의 간격은 가까워졌는데 이상하게도 어떤 마음은 자꾸···. 점점 더 깊이 w. 여름 "나 실은, 외계인이야." 터무니없는 말. 권세모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일렁이는 수면 위로, 그보다 높은 저 땅 위로 익숙한 실루엣이 보였다. 내리쬐는 찬란한 햇살 탓에 눈을 찡그려 표정은 보이지 않았으...
바다의 종말 소장본에 포함된 외전 중 과거 파트를 일부 유료 공개합니다. 바종즈 6인의 과거 이야기+7년 전 혁명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맑은 하늘에 비가 내렸고 여름 한낮에 눈이 날렸다. 그 날씨를 어떤 이름으로 정의해야 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례없는 이상기후였다. 異常氣候 w. 여름 서점 앞 아스팔트에 붉은 피가 튀었다. 책 속에선 흔한 일이었다. 어슴푸른 새벽하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뜬 흰색 초승달. 새벽이 다 지나가기라도 한 듯 조금 이르게 꺼진 가로등과 오히려 ...
어떤 물고기들은, 왜 헤엄치기를 포기할까. 04 침묵 아래에 세계가 물에 잠기기 시작한 뒤로, 자려고 눈을 감으면 늘 어디선가 파도 소리가 들렸다. 점점 몽롱해지는 정신 사이로 희미한 부서짐이 새어 들어올 때, 문득문득 그런 기대를 했다. 이대로 아침이 오고 다시 눈을 뜨면. 그때는 이 모든 일이 끝나있지 않을까, 하는. "좋은 아침." 독고오공이 기지개를...
사랑은, 충돌. “미쳤구나...” 7월 한낮, 차하나는 화장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보며 중얼거렸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은 보기 좋게 웃고 있었고 그것을 목격한 순간 차하나는 더할 나위 없는 희열과 절망, 공포, 그리고 알 수 없는 어떤 감정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것들이 전부 누군가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스스로 깨닫자 차하나는···. 탕,...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